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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어원서를 재미나게 읽고 있다. 여기서 질문!
영어원서를 읽으면 과연 영어회화도 잘해질까?
뻔하지만 '영어원서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필자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스피킹에 도움이 되는 원서 읽기 방법을 소개한다.
과거와 현재
전역하고 10년 전쯤 Impact of Equality라는 영어원서를 읽었었다. (그 당시 책을 거의 안 읽었기에 딱 기억난다) 사전 찾아가며 대부분 이해하며 읽었다. 그러나 영어회화에는 1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쩌다 또 다른 영어원서 Brain Rules를 읽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전을 참조하며 읽는다. 그런데 10년 전과 다르게 확실하게 스피킹에도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뭐가 달라졌을까? 과거와 현재 접근법을 비교하면서 설명드리겠다.
선별과 반복
Happier라는 원서에 나오는 다음 구절을 보자.
It seemed clear to me that the mental and physical exertion were necessary to win the championship.
우승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육체적 노력이 필요한 게 분명해 보였다.
10년 전 과거였다면 exertion이 무슨 뜻인지 몰라 사전을 찾아봤을 것이다. 그리고 한번 읽어본 후 모르는 단어도 없고 독해도 되기 때문에 곧장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로 exertion 뜻을 모르기에 사전을 찾아본다. 그런데 이다음부터가 변화된 부분이다. 그냥 읽는 게 아니다. 다음과 같은 선별적 집중을 거치면서 읽는다.
It seemed clear to me that
→ '오~ 나는 맨날 It looks like 또는 it's obvious만 썼었는데 이렇게도 말할 수 있구나!
the mental and physical exertion
→ 이전에는 physcial의 반대하면 mind밖에 안 떠올랐는데 mental과도 쌍으로 쓰일 수 있네?
→ Exertion은 스피킹 하기에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니까 그냥 effort나 struggle로 쓰면 되겠다!
were necessary to win the championship.
→ 응~ 그렇구나~ (별생각 없음)
이처럼 똑같은 중요도로 읽는 게 아니라 스피킹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는다.
기존에 쓰던 영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영어 (seems clear), 자주 쓰일 거 같은 영어 (mental)에 특히 집중한다. 반면, 본인이 스피킹 하기 너무 어려운 영어 (exertion), 이미 잘 쓰는 영어 (necessary, win the championship)은 대충 보고 넘어간다.
이렇게 한번 읽은 후에 스피킹적으로 중요하다고 선별한 부분은 마음속으로라도 2~3번은 다시 읽는다. 정말 많이 쓰일 거 같으면 사전에서 다른 예문도 찾아 읽는다. 해당 영어를 이용해 스스로 문장도 만들어 본다. 나아가, 선별한 영어는 형광펜 칠해놓고 다음번 원서 읽기 전에 복습하고 넘어간다.
정리하자면, 스피킹에 도움이 되는 원서 읽기 법은 단순 이해에 선별과 반복을 두 가지를 추가하는 것이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그렇다고 필자가 '선별과 반복을 하면서 읽어야지!'라고 의식하면서 읽은 건 아니다. 오히려 무의식적이다. 어디서 이렇게 하라고 들은 것도 아닌데 그럴 수 있을까?
정답은 실전 경험이다. 10년 전에는 스피킹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현재에는 어학원, 전화 영어, 회화 스터디, 학교 영어 수업, 외국계 인턴과 같은 실전 경험이 많다.
영어원서 읽기
바로 이 실전 경험 때문에 어떤 영어가 자주 쓰이는지, 어떤 영어는 거의 안 쓰이는지 (원서에 나오더라도 실전 대화체에서는 거의 안 쓰일 수 있으므로) 내가 어떤 영어를 잘 말하고 잘 못 말하는지, 지나치게 반복해서 쓰는 영어는 무엇인지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럼 굳이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같은 영어를 읽더라도 보다 스피킹적 접근으로 읽게 된다. 원서뿐만 아니라 기사, 미드, 영화, 유튜브 모두 마찬가지다. 단순히 이해만 하고 넘어가는 게 실제 스피킹으로 써먹기 위해 선별하고 반복해서 읽는다.
독학과 실전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
우리 예상과 다르게 실전 영어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 전화 영어 자체는 스피킹 실력에 거의 유의미한 영향이 없다. 실력 향상은 혼자서 이해하고 반복하는 독학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실전 병행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 독학의 학습 효율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스피킹적으로 어떤 것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선별할 수 있는 소위, 스피킹 현실 감각을 기를 수 있다.
영어원서를 읽는 방법
수능과 토익에서 독해 위주로 배운 우리는 아마 위 원서 구문에서 exertion이 가장 중요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스피킹에서는 쉬워 보임에도 훨씬 자주 쓰이기 때문에 seem clear, mental 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런 건 누가 뽑아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감각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게는 아니더라도 영어 회화에 욕심이 있는 사람은 짧게나마 실전 영어를 겪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영어 원서 필사 콘텐츠가 많이 보인다. 기계적으로 따라 쓰기만 하면 손만 아플 것이다. (만약 이해조차 없다면 그건 정말 시간 낭비다).
하지만 자신에게 중요한 부분을 선별하면서 특히 반복한다면 분명 그 부분은 머릿속에 보다 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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